문화현상학, 박치완과 메를로-퐁티

“현상학이란 무엇인가?”

Qu’est-ce que la phénoménologie?

Il peut paraitre étrange qu’on ait encore à poser cette question un demi-siècle après les premiers travaux de Husserl. Elle est pourtant loin d’être résolue. La phénoménologie, c’est l’étude des essences, et tous les problèmes, selon elle, reviennent à définir des essences: l’essence de la perception, l’essence de la conscience, par. exemple. Mais la phénoménologie, c’est aussi une philosophie qui replace les essences dans l’existence et ne pense pas qu’on puisse comprendre l’homme et le monde autrement qu’a partir de leur 《facticité》.

현상학이란 무엇인가?

후설의 초기 저작이 나온지 반세기가 지난 시점에서 아직도 이와 같은 질문을 해야하는 것이 낯설다. 그럼에도 현상학을 정의하는 일은 해결되지 못했다. 현상학, 그것은 본질에 대한 연구, 곧 모든 문제가 되는데, 이에 따르면, 본질을 정의하는 것에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예를 들면, 지각의 본질, 의식의 본질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현상학은 실존의 본질을 되찾는 철학이기도 하고, 인간과 세계의 ‘사실성’으로부터 시작하지 않고서는 인간과 세계에 대해서 사유할 수 없다.

필자 역, Maurice. Merleau-Ponty, Phénoméonolgie de la perception(abb. PHP), Édition Gallimard, 1945. i.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지각의 현상학』 서문은 “현상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다. 에드문트 후설이 현상학을 제일철학으로 선언한 이후, 현상학의 이념은 유럽에 스며들어, 근대적 합리성이 형성한 현실 속으로 녹아들어갔다. 프랑스 지식인을 대표하는 메를로-퐁티는 후설의 현상학을 비판적으로 수용하여 프랑스 현상학의 시초를 알렸다. 메를로-퐁티의 작품에는 후설의 영향이 깊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프랑스 지식인들이 채택한 후설적 현상학이 단지 프랑스-후설적 현상학으로만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메를로 퐁티가 제안한 것처럼 철학은 해당 지역의 상황적, 문화적 환경에 따라 변천해간다. 현상학의 보편적 이념은 생활세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되고, 현상학적 방법론은 지리적, 문화적 맥락에 따른 이념을 구현하면서 지역적으로 전회한다.1 박치완의 문제 제기는 메를로-퐁티의 그것과 유사하다. 메를로-퐁티는 후설의 철학적 기획을 불완전한 것으로 보고 후설이 “사물 자체로”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코기토(cogito) 중심의 의식 작업으로의 복귀를 비판한다.(PHP. ii-viii) 이러한 비판은 메를로-퐁티에 따르면 외부 세계를 단순히 괄호로 묶어서 세계와 지각하는 신체 사이의 상호 작용을 설명하지 못하여 우리의 ‘세계 내 존재’를 간과하는 신체적 인식의 역설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2

‘인간과 세계의 사실성’에 기초한 메를로-퐁티의 현상학은 세계의 공간적, 시간적 차원 내에서 전개되는데, 프루스트의 『스완네 집 쪽으로』를 인용하여 사물, 장소, 연도를, 모호한 현사실로서의 체험으로 설명한다. (PHP. 211). 이러한 모호함은 지역의 세계성을 효과적으로 포착한다. 박치완은 세계화와 지역화(현지화)를 구별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지역-세계화)은 지역적인 것으로부터의 세계화와 세계적인 것의 지역화의 합성어로 지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상호구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적이란 영토, 문화지리, 더 나아가 개별 국가를 의미하는데, 이는 박치완의 문제의식이 지역적 특수성을 총체적으로 포함하기 때문에 지역적이라는 의미가 세계적 보편성의 의미도 포괄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지역-세계라는 현사실성이 없다면 포괄적인 ‘세계’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지역은 특수성과 상대성을 나타내고, 세계는 이들의 종합을 나타낸다. 메를로-퐁티와 박치완의 논점은 각각 주체와 세계, 지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상호구성에 수렴됨을 의미한다. 주체와 타자 사이의 만남은 횡단적이며 ‘진리의 체계’와 ‘유일한 의미’이기 때문이다.(PHP. vi).

한국외국어대학교 전경, 20210331
  1. 박치완(2020), 「의심의 ‘한국’철학, 한국에서도 철학을 하는가?」, 『동서철학연구』, 제98호, p.591. 참조. ↩︎
  2. 메를로-퐁티에 의하면, 현존재는 체화된 의식을 통한 구체화로 인해 세계와의 지속적이고 지향적인 관계를 맺는다. ↩︎

[참고문헌]

  • Maurice. Merleau-Ponty, Phénoméonolgie de la perception(abb. PHP), Édition Gallimard, 1945.
  • 박치완, 「의심의 ‘한국’철학, 한국에서도 철학을 하는가?」, 『동서철학연구』, 제98호,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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