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칼 융의 분석심리학과 종교에 대한 이해를 탐구하는 연재물이다. 첫 글에서는 칼 융이 이해하는 심리학과 그 심리학의 방법론인 현상학에 대해서 고찰해본다.
„Da meine Darlegungen ziemlich ungewöhnlicher Natur sind, kann ich nicht voraussetzen, daß meine Hörer völlig vertraut seien mit dem methodologischen Standpunkt jener Art von Psychologie, welche ich vertrete. Dieser Standpunkt ist ausschließlich phänomenologisch; das will sagen, er beschäftigt sich mit Vorkommnissen, Ereignissen, Erfahrungenkurz gesagt, mit Tatsachen. Seine Wahrheit ist ein Tatbestand, kein Urteil. Wenn die Psychologie z. B. von dem Motiv der jungfräulichen Geburt spricht, so beschäftigt sie sich nur mit der Tatsache, daß es eine solche Idee gibt, aber sie beschäftigt sich nicht mit der Frage, ob eine solche Idee in irgend einem Sinne wahr oder falsch sei. Die Idee ist psychologisch wahr, insoweit sie existiert. Psychologische Existenz ist subjektiv, insoweit eine Idee nur in einem Individuum vorkommt. Aber sie ist objektiv, insoweit sie durch einen· consensus gentium von einer größeren Gruppe geteilt wird.“
“내 설명이 다소 일반적이지 않더라도, 내가 드러내는 심리학적 유형의 방법론적 관점은 청취자 여러분들에게 완전히 친근하게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 관점은 전적으로 현상학적입니다. 현상학적이라는 의미는 사건, 사태, 경험 곧 사실을 다룬다는 것을 뜻합니다. 개인의 진리는 그 자체로 사실입니다. 심리학을 예로 들면, 동정녀 탄생의 모티프를 얘기할 때, 관념으로서 사실로 존재한다고 고려할 수 있습니다. 단지 심리학적으로 그 관념이 참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물음으로써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관념은 심리학적으로 진리인 한에서 존재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적 체험은 개인에게 발생한 관념일 뿐으로 주관적입니다. 그러나 만민 합의(consensus gentium)1를 통해서 공유가 되었을 때에는 객관적인 관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 역, C. G. Jung, Psychologie und Religion, Terry Lectures, Yale University, Switzerland, 1937, p.10.

현상학적 체험과 종교
칼 융은 본인의 심리학(분석심리학)이 ‘현상학적이다’라고 한다. 현상학에서의 앎은 오롯이 개인의 주관적 체험, 의식의 내실적 존재만을 진리라고 여기는 제일철학2이다. 사실 이런 현상학적 앎은 후설에 의해서 학문화 되었을 뿐이지 M. 메를로-퐁티가 봤을 때는 그의 표현대로 “역사의 도정 위에서 사유와 항상 함께 있어왔다.”(M. Merleau-ponty, PHP, ii)
이런 현상학의 방법론이 종교적 현상과 만나 ‘종교현상학’을 만든다. 개인의 오롯한 종교적 경험은 칼 융에 의하면 사실이다.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지, 위 인용문과 같이 심리학에서는 그 있는 사실자체를 참과 거짓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종교성을 단순히 유아기 시절 소망에서 비롯한 환상으로 치부했다. 유아기 시절 충족되지 못한 이런 추동을 인간의 불확실성과 두려움이 종교의 전능하며 보호적인 부모의 형상을 모방한 것으로 일종의 방어 메커니즘으로 보았다. 그러나 칼 융은 인간의 마음 원천에서 종교적 본능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인류의 근원적이며 보편적인 집단적 무의식의 층이 있음을 말했다.(이부영. 2011. 341.) 이런 무의식의 근원성으로부터 종교물에 대한 대상성이 확립되는 것이다. 하지만,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이 단순히 마음의 경험에서부터 시작하여 끝나는 것은 아니다. 후설의 후기 현상학으로 넘어가면 생활세계Lebenswelt와의 지평으로 인해 현상학적 이념은 타당성을 얻게된다. 그럼에도 후설의 현상학은 인식론적인 탐구에 대해 머문다는 비판이 멈추지 않는 것이 바로 ‘근원아’라는 개념일 것이다. 후설의 근원아Ur-Ich는 신체적, 정신적, 역사적 나를 포함한 의식을 구성하는 ‘자기’이다.(HUSS. 14. 408) 칼 융에 의하면 자기自己; Selbst는 의식과 무의식을 통틀어 하나인 그의 전부를 말한다.(이부영, op.cit., 127) 의식의 구조를 구성하는 본질적인 층으로서의 근원아와 칼 융의 전체성으로서의 인간을 보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 될 것이다.
- [라] Gentium; ‘consensus gentium’은 라틴어로 ‘만민의 합의’ 또는 ‘보편적 관념’을 의미하며, 스토아 철학과 로마법, 기독교 신학 등에서 보편적 진리나 원리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 용어다. 융은 이 표현을 통해 특정 개인이나 문화가 아닌 집단적 무의식의 차원에서 공유되는 보편적 상징과 관념을 설명하려 했다. 심리학적으로 종교적 상징(예: 동정녀 탄생)이 참인지 거짓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보편적 진리로 존재함을 강조한 것이다. ↩︎
- E. 후설에 의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작업이 그렇듯 철학은 모든 학문 중에서 가장 본원적인 학문이 되어야 한다. 후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을 제일학문; 제일철학으로 불렀듯이 현상학 또한 제일철학이라고 선언한다. “철학의 궁극적 목적은 앎의 시작”(HUSS. 7. 5)이기 때문에 앎의 시작인 의식의 대상을 아는 것으로부터 논리적인 체계를 잡아갔다. ↩︎
[참고문헌]
- Carl Gustav Jung, Psychologie und Religion, Terry Lectures, Yale University, Switzerland, 1937.
- Edmund Husserl, Erste Philosophie: Erster Teil Kritische Ideengeschichte(HUSS. 7), Husserliana Gesammelte Werke, Springer, 1923/24.
- ———, Zur Phänomenologie der Intersubjektivität: Texte aus dem Nachlass Zweiter Teil(HUSS. 14), Husserliana Gesammelte Werke, Springer, 1921-1928.
- Maurice, Merleau-Ponty, Phénomélogie de la perception(abb. PHP), Édition Gallimard, 1945.
- 이부영, 『분석심리학』, 일조각, 2011.